임신 초기에 양수가 새는 듯한 느낌.. 이게 뭘까요?

임신 초기 산모들이 자주 묻는 질문 중에 양수가 새는 듯한 느낌이 들 때가 있는데, 정말 양수가 새는 것인지 걱정스럽게 묻는 경우가 제법 많습니다.

임신 초기에 정말 양수가 샌 것이라면 진짜 걱정스런 일이 아닐 수 없는데요. 이게 단지 ‘새는 듯한 느낌’에 불과한 것인지, 정말 무언가 새긴 샌 것인지, 그리고 그게 정말 양수인지 여부는 병원에 가서 확인하는 게 가장 확실한 방법이지만, 임신 초기엔 뭔가 새는 느낌이 한 두 번에 그치지 않다보니 매번 병원에 가보기도 참 난감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무언가 양수 같은 게 새는 듯한 느낌이 들 때, 병원에 가보는 게 좋을지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팁을 알고 있다면 좋을 겁니다.

우선, 양수에 대한 기초적인 내용을 알고 있을 필요가 있는데요.

임신이 되고 12일쯤 되면 양막 안에 미미하나마 양수가 채워지기 시작합니다. 즉, 임신 2주차부터 양수가 조금씩 생겨나는데, 이때 양수의 양은 몇 ml에 불과할만큼 아주 소량이구요. 엄마의 체액이 양수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어요.

태아의 몸에서 오장육부가 모양을 갖추고 제기능을 수행하기까지 최소 두어달 정도 걸리는데, 그동안은 계속 엄마의 체액으로 양수가 채워지구요. 대략 임신 10~12주차쯤 되면 이제 태아의 신장이 본격적으로 작동하며 소변을 배출하기 시작해요. 물론 이때 태아 몸에서 나오는 소변은 시간당 5~6ml 정도이긴 한데요. 암튼 이때부터 양수에서 태아의 소변이 차지하는 비중이 점차 늘어나게 되죠.

여기서 우리가 알 수 있는 사실은 임신 초기 6~12주 사이에 몸에서 무언가 새는 느낌이 났다면, 그게 양수일 확률은 매우 희박하다는 것인데요. 임신 10주 전후에 양수량은 기껏해야 25ml 안팎이라서, 이 정도 소량의 액체가 자궁에서 새어나온다 하더라도 이걸 알아차리긴 쉽지 않거든요.

게다가 첫 임신인 경우 임신부의 자궁경부는 이쑤시개 하나 겨우 통과할 정도로 좁은데다, 꽤 끈적이는 점액질로 경부가 막혀 있어서, 자궁 안에서 경부 밖으로 25ml 정도밖에 안 되는 액체가 새어나오기도 상당히 어려워요.

즉, 임신 초기엔 몸에서 뭔가 새는 느낌이 들더라도 그게 양수일 확률은 상당히 희박하다는 얘기죠.

그럼 대체 몸에서 뭔가 새는 것 같고 흘러내리는 것 같은 것의 실체는 뭘까요? 그건 대부분 정상적인 질 분비물일 가능성이 높아요.

임신 10~12주차까진 엄마의 체액으로 양수가 채워지고, 그때 양수량이 비록 25ml 정도라 하더라도, 임신부 몸에서 자궁으로 공급하는 체액의 양은 그보다 더 많다는 사실이 중요한데요. 최종적으로 양수가 되는 체액의 양은 25ml쯤이더라도 자궁으로 공급되는 체액량은 100ml 이상 되기 때문에, 양수가 되거나 여타 용도로 사용되고 남은 체액은 자궁밖으로 조금씩 배출되구요. 이것이 질 분비물 형태로 몸 밖으로 나오게 되는데요. 이때도 분비물의 양은 패드에 다소 묻어나는 정도에 그칩니다.

다만, 임신 초기엔 몸에서 여러 호르몬들의 작용으로 체액의 순환과 흡수 · 배출이 제법 활발한 편이어서, 임신 중기나 후기에 비해선 질 분비물이 좀더 빈번하고 그 양도 상대적으로 많긴 한데요. 특히 분비물이 나올 때 무언가 새는 듯한 느낌을 수반할 수 있긴 합니다.

경우에 따라선 요도에서 소변이 조금 새어 나올 때도 있긴 한데요. 그땐 냄새나 색깔로 얼추 알아차릴 수 있구요. 통상적인 임신 초기 질 분비물의 경우는 무색 무취의 투명한 액체에 가까운 편인데, 임신 중후기에 나오는 분비물처럼 점성이 있고 노란 빛깔을 띠는 경우도 있긴 합니다. 이럴 땐 냄새를 맡아보고 비릿하거나 역한 느낌이 든다면 병원에 가볼 필요가 있어요.

그리고 간혹 질 입구쪽에 있는 스킨샘에서 약알칼리성 점액물질이 나오거나 바르톨린샘에서 약산성의 투명한 액체가 나오기도 하는데요. 이땐 정말 소변이 주르륵 흘러내리는 느낌이 들거나 뭔가 액체가 새는 듯한 느낌이 확연하게 들 수 있어요. 스킨샘이나 바르톨린샘에서 나온 분비물은 대체로 투명한 액체로 냄새는 무취이거나 아주 살짝 비릿한 정도인데, 이건 패드를 충분히 적실 정도로 많이 나올 수 있긴 해도 전혀 무해하기 때문에 안심하셔도 되는데요. 대개는 성관계를 할 때 주로 나오는 편이고 임신 초기에 일상생활을 하던 중에 나오는 경우는 상당히 드물지만, 혹시나 이런 게 분비됐을 때 무엇인지 잘 모르겠다면 일단 가까운 산부인과에 가서 확인해 보셔도 돼요.

정리해보자면, 임신 초기에 뭔가 새는 듯한 느낌이 들 땐, 우선 색깔과 점성, 냄새, 분비량 등을 세심하게 체크해보구요. 뭔가 흘러내린 것 같을 때, 단지 느낌이 아니라 실제로 분비물이 흘러내린 것인지 확인해보고 그 양이 패드를 적실 정도인지 패드에 묻어나는 정도인지도 체크해보는 게 필요해요. 그래서 패드를 흠뻑 적실 정도이거나 계속 흘러내리고 있거나 다소 역한 냄새나 악취 같은 게 날 경우엔 곧바로 병원에 가보셔야 해요.